잃어버린 섬에 온 것을 환영해.

붉은 머리를 땅에 끌릴 정도로 길게 기른 창백한 소녀. 길을 잘못 들어 미로에 빠진 당신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떠날거야?”

끝없는 미로를 헤매다가 지친 당신은 알 수 없는 직감으로 그에게 대답합니다. 아니오, 라고.

“좋아. 그럼 안내해줄게. 그녀의 꿈 속으로.”

하얀 발이 수풀을 밟고 먼저 나아갑니다. 뒤로 길게 이어지는 붉은 머리칼을 따라 당신은 섬의 깊은 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에트리아스 나이미어Etrias Neimir

잃어버린 섬을 지키는 결계석. 결계석을 지키는 외로운 붉음.

소녀는 창백한 뺨에 붉은 입술과 머리칼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표정한 얼굴은 몹시 지친듯해요. 목소리는 작고 거의 어조의 변화가 없습니다. 맨발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수풀 속을 소리도 없이 걷지요.

소녀는 그녀의 그림자입니다. 꿈의 가장 깊은 곳에서 고통을 감당하고 있지요. 동시에 섬을 둘러싼 결계, 즉 당신이 헤매던 미로를 관리하는 관리자입니다. 실수로 들어선 이들을 가로막아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게 소녀의 일이에요. 섬으로 들어가길 원하는 이들만이 소녀의 안내를 받아 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섬은 꿈 속에 떠있는 섬.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요?

평화로운 일상은, 과연 어디로 향하는 걸까요.

“발을 들인 이상 빠져나갈 수는 없어.”

소녀는 조그맣게 속삭입니다.

#결계안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