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9일 꿈일기

꿈이 재미있었어. 꿈에서 나는 미국에 있었는데, 어떤 역사박물관을 갔거든. 일단 난 역덕이 아니야. 그리고 어떤 한국전쟁 정도 시기 되는 여성 군인의 특별전이 열려 있어서 거기 들어갔어

난 역덕도 아니고 밀리터리도 하나도 모르니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녔지. 거기까지는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어. 그런데 전시장을 도는 중에 그사람이 남긴 녹음 기록 샘플을 들을 수 있게 되어있는 부스를 봤어.

아무 생각없이 듣기 시작했고 왜인지 앞쪽 스크린에 자막이 있었는데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나왔어. 한국 지명이 이것저것 나오니까, 끊고 다음 세션으로 넘어갈 수 없어서 계속 들어봤고, 그 사람이 영어로 녹음을 하다가 꽤 유창한 한국어 발음으로 현지인들과 소통을 하는 걸 듣고 홀린 듯이 이 사람에게 빠졌어.

꿈에서 나는 다음 세션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 시대로 트립했던 것 같아. 왠지 나는 전장의 한가운데 있었고 수화기를 빼도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사람과 대면했고 대화도 가능했으니까.

그 사람은 러브라이브의 에리와 비슷하지만 좀 더 나이를 먹은 듯한 얼굴이었고 성격은 그 나라 사람들답게 쾌활하고 새로운 장소에서 적응을 잘 했어. 리더쉽도 있었고 언어감각도 있었는지 이상하게 21세기의 슬랭을 이해하기도 하고 사용하기도 했어.

당장 기억나는 건 “킹받는다” 라는 말을 알았던 건데, 그 사람의 성이 어떤 유럽 왕조의 성과 일치해서 내가 그걸로 드립을 받아쳤던 게 기억나.

어... 결국 나는 그 사람에게 엄청나게 빠져들었어. 나는 그 사람 바로 옆에서 작전을 수행하기도 하고 그 장소를 함께 한 바퀴 돌고 마지막엔 어째서인지 박물관 건물로 들어갔어. 정말 즐거웠는데, 건물로 들어가자마자 그 경험은 끝이 났어.

나는 이 내용을 만화로 남기기 위해 박물관에서 작은 메모장과 볼펜을 샀어. 비싸더라... 그리고 한두 컷을 그리자마자 깨어났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사람이 보고 싶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고, 사귀고 싶고, 영향받고 싶고, 서로의 언어로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지만 그 사람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겠지.... 역사 인물도 아니고 내 꿈에서만 등장했던 인물이니까....

꿈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진짜 봐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