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htart-Otaku
무려 2022년에 번역한 글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주 원인은 최근 일시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칼 융의 8가지 심리 유형 및 MBTI 이론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당연히 내가 이 방면의 학문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도 감히 말할 수 없다. 융의 심리 유형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연구하고 있다. 또한 글에 언급된 인물들은 모두 수천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역사적 인물들로, 그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 역시 문헌 기록에 근거하고 있다.(주된 참고문헌은 《논어》이다.) — 그들을 땅 속에서 불러내어 <직접> MBTI 테스트를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은가(웃음). 이 글이 정확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이 짧은 글이 정말 단정하고 빈틈없는 분석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잡담이나 뇌피셜 류의 글일 것이다. 그냥 재미로 즐겨주기를 바란다.
우선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융의 8가지 심리 유형과 MBTI 및 이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 만약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라면 이 부분은 넘겨도 상관없다.
융의 8가지 심리 유형은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의 저작 《심리 유형》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의 의식 안에는 두 종류의 서로 다른 인지기능, 즉 지각 기능과 판단 기능이 있으며, 각 기능은 또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지각 기능은 그 사람이 어떻게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는지 결정하며, 감각(Sensing, S)과 직관(Intuition, N)의 두 종류로 나뉜다. 판단 기능은 그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결정하며, 사고(Thinking, T)와 감정(Feeling, F)의 두 종류로 나뉜다.
또 이 네 종류의 서로 다른 기능은, 또한 개인이 객관적인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다르다. — 즉 내향(Introverted, i)과 외향(Extraverted, e)이다. 이렇게 되면, 8개의 서로 다른 인지기능이 있다고 할 수 있게 된다: 내향 직관/외향 직관(Ni/Ne), 내향 감각/외향 감각(Si/Se), 내향 감정/외향 감정(Fi/Fe), 내향 사고/외향 사고(Ti/Te).
MBTI는 칼 융의 8가지 심리 유형에 기초하여 발전시킨 분류 지표 이론으로, 사람을 4가지 척도로 분류한다. — 내향/외향(I/E), 감각/직관(S/N), 사고/감정(T/F) 및 판단/인식(J/P)이 그것이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사람을 16개 분류로 구분하는데, 각 분류에는 온전한 8가지 기능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신이 선호하는 것 등에 따라 순서가 달라진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MBTI에 대해 토론할 때는, 상위 4개 인지기능에만 중점을 두게 된다. 아래 글 역시 그러하다.
이상은 간단한 소개로, 전반적이지는 않다. 정말로 깊게 따지기 <시작하면> 꽤 긴 지면을 차지하기 때문에, 길게 서술하지는 않았다. 자, 우리는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공자는 정말 정말 정말 전형적인 INFJ였다: 주기능 Ni는 공자에게 매우 강대한 통찰력을 주었는데, 그로 하여금 그렇게 “예악이 무너진[禮崩樂壞]” 시대에 자신만의 학파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게 하였다. 그의 Ni는 다음과 같이 강대하여 없는 곳이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자로수우(子路受牛)“의 고사를 보면, 선행 후의 보상에 대한 처리 방식에 대한 두 제자의 각기 다른 두 가지 방법이 가져올 다른 결과를 단도직입적으로 지적했다. 사물의 깊은 본질을 꿰뚫어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Ni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Ni가 주기능인 사람들은 또 비교적으로 질서를 중시한다. 만약 누군가가 고의로 그들이 세운 규칙이나 계획을 깨뜨린다면, 그들은 매우 화를 낼 것인데, 공자가 어떻게 재여를 꾸짖었는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과 동시에 공자의 Fe 역시 명확한데, 공자가 그 시대에 그렇게 많은 제자를 모을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이미 외향 감정이 가져다 주는 인품과 매력이 표현된 것이었다. 또 공자가 제창한 “인(仁)”, “맞춤 교육[因材施教]” 등의 관점에서도 그가 주변인에 대한 감정 가치를 중시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이것 역시 마찬가지로 매우 명백한 Fe의 표현이다. <공자에게서 Fe가 강하게 표현된다는> 이유로 공자가 ENFJ(Fe Ni Se Ti)였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Fe가 주기능인 ENFJ는 사람들을 돕는 것에 열심이거나, 불공평한 것을 보면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 주는 영웅적 이미지이고, 상대적으로 <공자와 같은> “우러러 보면 더욱 높고, 뚫으려 하면 더욱 견고한” 성인(聖人)감이 없기 때문에, 나는 공자가 INFJ였다고 여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져 있다.
역자 주: 저도 INFJ 공자를 좋아합니다. 왜냐면 '仁'프제잖아요?(웃음)
자로는 매우 강한 ESTJ의 전형적 자질을 갖추고 있다: 솔직함, 용기, 충성이 그것이다. 주기능 Te가 불러오는 효율에 대한 중시는 자로로 하여금 행동 방식을 아주 단호하고 직설적이게끔 만들었다. – 공자가 남자(南子)를 보러 갔을 때를 참조하면, 공자가 “<나에게 그릇된 것이 있다면> 하늘이 미워할 것“이라고 맹세할 정도로 몰아붙일 수 있으니, 얼마나 인정사정 없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비록 명확하게 쓰여 있진 않았지만). 물론 이것은 자로에게 분명한 단점도 가져다 주었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으려다 물려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사람' – 충동적이고 쉽게 화내며,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사실 이 점 때문에 나는 자로의 성격 유형을 꽤 오래 고민했는데, Se를 주기능으로 하는 ESTP (Se Ti Fe Ni) 역시 유사한 표현이 있기 때문이었다. 겉으로는 알파벳 하나만 다르더라도 인지기능의 서열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이후에는 나는 자로를 ESTJ로 여기고 있는데, 주로 그의 Si를 보았기 때문이다 – 이 점은 그의 “충성”에서 나타난다. 자로가 얼마나 충성스러운지 말할 필요가 있을까? 공자가 그를 평가한 말인 “도가 행해지지 않아, 뗏목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려 하노니, 나를 따라올 사람은 아마도 유일 것이다”, 혹은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보면>, 충성이라는 특징이 가장 잘 발현되지 않는 구절이 없다. 또한 나는 제 4기능(통칭 열등기능)인 Fi에 비해 자로의 제 3기능 Ne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여겼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도 한 구절 “다스릴 백성이 있고 받들 사직이 있는데, 하필 글을 읽은 다음에야 공부를 한다고 하겠습니까?“라는 말로 그가 기존 관습을 고수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Fi는 여러 경우에 드러나는데, 예를 들면 “선생님께서 삼군을 통솔하신다면 누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및 자로, 증석, 염유, 공서화가 <공자를> 모시고 앉아 있을 때, 그의 답변을 통해 그가 명백히 무엇을 추구하는지 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해야 하는 것은 주기능과 부기능은 너무 강해서, 확실히 그 뒤의 제 3기능 및 열등기능의 발현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점은 안회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경악하게 하는 것은, 자로와 안회가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그들의 네 기능은 같으나 그 순서가 뒤집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Fi 사용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 내면의 감정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내가 무엇을 하고 싶고, 나는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을 것인지” 이 점이 안회에게서 아주 뚜렷하게 드러난다.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뎌내지 못하는데, 회는 그 즐거움을 변치 않는구나.” 이것은 Fi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높은 Fi는 안회로 하여금 높은 도덕 기준을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게 했는데, 이른바 “세 달이 지나도 인(仁)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안회의 생애와 공자의 평가에 따라서도 알 수 있듯, 안회는 결코 물질적 조건에 대한 욕구가 많은 사람(Se)이 아니며, 반대로 그는 자신의 정신세계에 더 치중했으며, 그야말로 INFP의 전형 중의 전형이다.
그러나 설사 INFP의 내면세계가 이렇게 풍부할지라도, 열등기능인 Te가 오히려 INFP들의 발목을 잡는다. 안회에게는 경륜이 넘치지만, 그가 배운 지식을 발휘하는 Te가 결핍되어 있어, “배우고 남은 힘이 있어도 벼슬을 할” 수 없었고, 심지어 공자가 탄식하기를 “안회는 도에 가깝고, 자주 끼니를 굶는다.“고 하였다. 유감이라고 할 수밖에... 그러나! 이 유감은 안회가 실패자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원래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당연히 안회와 같이 자신의 정신세계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성취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안회가 세속적 성공에 그다지 집착할 것 같지도 않다.
자공은 정말로... 매우 재미있는 인물이다. ENTJ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임원', '국왕' 등의 이미지를 준다. 자공은 오히려 매우 충성스럽게 공자의 추종자 역할을 하였고, 심지어 공자 사후에 6년상을 하였다... ENTJ에 대해서 말하자면 매우 불가사의한 일이다. 물론 우리는 자공에게서 ENTJ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진리를 추구하며, 비록 처음에는 끝에서 누군가를 따른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설득된다면 마음속으로 승복할 것이라는 것이다. (”자공이 1년간 공자를 섬김에, 스스로 공자를 넘는다고 여겼다. 2년간 섬긴 다음에는 스스로 공자와 비슷하다고 여겼다. 3년째 되어서야 <비로소> 공자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 호되게 당해 보지 않은 ENTJ가 얼마나 오만할 수 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웃음))
Te-Ni의 조합은 자공에게 매우 강한 실행력과 통찰력 및 말주변을 주었다. 가장 좋은 예시는 그가 4개 나라에 유세를 하러 다닌 것이다. 보조기능인 Ni는 자공이 제각각의 필요와 약점을 간파하고, 제(齊), 오(吳), 월(越), 진(晉) 네 나라의 군주 각각의 요구와 약점을 꿰뚫어보게 했고, 주기능인 Te는 그가 혼자의 힘으로 네 나라의 군주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결국 노나라를 보존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게 했다. 이밖에도 자공은 상업, 정치면에서 그가 이룬 업적 역시 그로 하여금 ENTJ의 표본이 되도록 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공자나 안회 등을 대면할 때에는 열등기능인 Fi가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회는 하나를 듣고 열을 알지만, 사는 하나를 듣고 둘을 알 뿐입니다.” “선생님의 담장은 여러 길이어서 그 문을 얻어 들어가지 못하면 종묘의 아름다움과 백관의 많음을 볼 수 없다.“와 같은 구절에서 드러난다. 이런 겸손함과 ENTJ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인 '제왕적 이미지'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공자 문하 오타쿠들이 자공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역자 주: 자공이 겸손해요? 저게 겸손해??
ENTP인 사람은 “변론가”라고 불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Ne를 주기능으로 하는 그들은 이미 정해진 규칙을 달가워하지 못하도록 정해져 있으며, 오히려 자발적으로 여러가지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다. — 간단히 말하자면, 보다 개방적이고 반항적이라는 것이다. 보조기능으로서의 Ti는 그들이 충분히 내부 논리의 일관성을 중시하도록 하며, 이 때문에 그들은 왕왕 변론으로 도발하는 데 인색하지 않다. 재여에게 있어서 가장 유명한 업적은 대부분 그가 공자의 학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인데,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3년의 상은, 1년만 하더라도 이미 깁니다.“를 말하자면, 그 바로 뒤에서 “군자가 3년 동안 예를 행하지 않으면 예가 반드시 무너지고, 3년 동안 악을 익히지 않으면 악이 반드시 무너질 것입니다.“라며 예의의 불합리성을 논증하였다. Ne+Ti의 조합은 그에게서 확연히 드러났다.
반면 ENTP의 열등기능인 Si는 그들의 약점으로, 규칙과 질서에 도전하는 동시에 비교적 산만하여, 생활습관이 규칙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여가 반항 기질이 다분하다는 것은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비록 우리가 그가 애초에 낮잠을 잔 배후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해도, 나는 여기에서 대담하게 머리를 굴려서, 아마도 <재여가> 공자를 고의로 화나게 한 것은 아니며, 단순히 전날 잠을 잘 자지 못했을 뿐이라고 본다....(웃음) 그러나 어떤 원인이든 무관하게, 이런 행동은 모두 Si가 성숙하게 발달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같은 언어과의 우등생인 자공과 재여의 말재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발휘되었음을 볼 수 있다. 재여는 시종 반항하며, 감히 공자를 의심하고, 때로는 확실히 사람을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그러나 이런 품성이 공문십철의 일원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내 생각으로는 공자는 분명히 이 제자에 대해 애증이 깊었을 것이다(사색).
지금까지 비교적 유명한 제자 네 명만을 다루어 보았는데, 나머지는…인연에 맡기겠다.
다시 말하자면, 이것을 제대로 된 논설문으로 보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드러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