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멜라 <없는 층의 하이쎈스>
[스포 매우 많음]
창비가 마케팅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운동권에 가해진 국가폭력이 포함된 책인데, 아 활동가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그런데 홍보를 간첩할머니와 도끼청소년 이런식으로 했다... 나도 멜라작가님 아니었으면 책 안 읽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도 읽고 죽지 않았다.
처음에는 청소년과 할머니의 동거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책에 학생 운동권이 나올 줄은 진심 몰랐다. 2장 중간즈음에 결국 국가폭력 때문에 투신하는데, 내 맘도 찢겼다. 그러니까 이게 소설이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많이 죽었고 많이 갇혔으니까.
없는 존재인 사귀자와 아세로라는 없는 존재답게 손을 맞잡지 못하고 서로 모르는 것도 많은 상태로 서로의 동거인으로 남는다. 심지어 할머니와 손녀 관계인데도 가족보다는 동거인에 가깝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그냥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인거지. 멜라답지 않은데 멜라다워서 좋다.
여담으로, 책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 조국통일이 소원인 삼촌을 신기해했다는 회고가 나오는데, 그냥 나 아는 사람들 같아서 웃겼다.
아무튼 믿고 읽는 멜라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