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하는 잡식성 스튜디오
그동안 기분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어제 모닝페이지를 적지 않았지만, 친구들이 오느라 바빠서 그랬는지, 친구들 왔을 때는 괜찮았는데 아침저녁으로 상황이 나빴다.
공개된 곳에 모닝 페이지를 적으니까 완전히 내 감정을 적을 수는 없어서 아쉽다. 누굴 싫어한다느니 그런 감정을 완전히 공개된 곳에 적을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예전에 닌텐도 3DS를 갖지 못했던 경험이 좀 나를 괴롭게 했다. 한참 울었지만 지금은 괜찮다. 하지만 어제 다같이 스위치를 할 때 정말 즐거웠는데, 어린시절 나한테 그렇게 남들과 교류하면서 즐거웠던 경험이 없었다는 게 솔직히 너무 끔찍하다.
그런 경험을 이제야 겪었다는 게 생각보다 너무 손해본 것 같아. 손해봤다는 감정이 드니까 괴롭다. 짜증나고 억울하다. 내 나이라도 잊어버리거나 적어도 무시해버릴 수 있었다면 짜증은 안 날 텐데. 언제까지 괴로워할 수는 없지만 언제까지나 괴로워하고 싶다.
생일이다. 나이를 먹고 대통령이 만 나이 어쩌고를 발표한 이후부터 생일이 온전히 행복하기보단 뭔가 껄끄럽다. 애초에 생일은 완전히 어린아이가 아닌 이상에야 세상이 나를 기준으로 절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닫는 날이긴 하다. 생일날에 초등학교 선생한테 책으로 머리 맞아 본 경험이라든지.
생일날에는 워낙 먹을 게 많아서 자동 치팅데이를 가져야 한다. 케이크도 먹어야 하고 가족 식사도 해야 한다. 근데 저당 케이크 없나.. 요새 뭘 먹으면 자꾸 잠이 온다.
그건 그렇고, 감정 상태 얘기를 좀 하자면 요즘 멘탈탄탄이라든지 닥터프렌즈 같은 의사 유튜브를 좀 보고 있는데, 거기에 너무 의존하면 안 되겠지만 하여튼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고 그렇다. 요즘은 기분이 너무 떨어지지도 않고 (소극적인) 자살사고가 있지도 않고, 의욕도 있고.
페인트를 끝내고 수납을 돌아보았는데, 미활용 공간도 있고 아직 정리 안된 짐도 있어서 리빙박스가 몇 개 더 필요하다는 걸 파악했다. 수납할 수 있는 최대치로 아이카사 박스를 구매했다. 색을 라이트파스텔로 맞추었기 때문에 무지 기대가 된다. 이제 각각의 박스들에 정확히 뭘 담을지 확실하게 짜야 한다.
마우스도 구매했다. 마이멜로디와 폼폼푸린이 그려진 산리오 마우스로 교체. 아마 하나는 Room 1에서 쓰고, 하나는 Room 2에서 데스크탑 마우스로 쓸 듯.
지금 쓰고 있는 모니터도 색상대비가 너무 적고 눈이 아파서 새로 교체할 것 같다.
모닝 페이지를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적고 있다. 그야 지금까지 페인트칠을 하고 방 정리를 했기 때문에. (그 얘기들은 다른 포스트에서 적었다.) 나아진 것은 없다. 아이카사 박스를 좀더 사서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
페인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비록 빨래바구니랑 본체 넣는 나무상자는 못 건드렸지만, 이것도 이대로 괜찮지 않은가.
잔짐들 정리하는 게 너무 귀찮을 것 같다. 벌써부터 걱정...
그래도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하루종일 페인트칠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페인트칠을 하고 아직도 살아 있다니...
오늘은 그냥 짧게 적어야겠다.
오후에 책장을 마저 페인팅했다. 책장만 칠하려다가, 한 번에 끝내고 싶은 마음에 아예 책상까지 칠해 버렸다.
노란색 큰 건 책상 뒷판. 원래는 반대쪽을 칠해야 하는데 좀더 귀엽고 깔끔하게 보이려고 뒷판을 뒤집었다. 덕분에 나사는 못 조이게 됐지만...-_-
그리고 수많은 하늘색. 하늘색 판만 14개 정도 칠했다. 문제는 이 하늘색 판을 칠하는 내내 날씨가 너무 흐려서 판들이 제대로 마르지 않았다. 원래 흐린 날에는 페인트 작업을 추천하지 않는데, 정말로 그렇다. 사실 자세히 보면 다 까졌다. 멀리서 보면 괜찮지만.
Room 2의 책상 조립. 생각보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청량하고 귀엽다.
Room 1의 책장 조립. 조립하면서 너무 어린이 가구 같아서 이게 맞나 싶었다. 분명 미리 그려 보았을 때는 괜찮았는데...
그래도 핑크색도 완성한 뒤에 추가로 꾸미기 나름이니까 한번 이대로 가보기로 했다.
다음 날 오전, 나머지 파츠들에 페인팅을 해주었다. 두세시간 만에 끝났던 것 같다.
책상을 다시 조립했다. 진짜 너무너무 귀엽다. 작업실이 보다 몽글몽글해진 느낌.
두번째 책장을 배치함으로써, Room 1의 대가구 배치가 모두 끝났다.
페이퍼팝 가구를 벌써 몇 번째 재구매하는 건지 모르겠다. 홈페이지 쇼핑몰 기준으로 지금까지 57만원을 썼다고 나온다. 근데 그 전에 오늘의집이랑 네이버 스토어에서 잔뜩 구매했던 것도 있으니까, 진짜로 백만원 넘게 쓴 것 같다.
그래도 종이가구 배치해 두면 힙하고 귀여워서 마음에 든다. 채색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사실 조합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번에 조립한 책장의 구성도 아마 홈페이지엔 없는 구성일 것이다.
거의 가구를 새로 맞추는 거나 다름이 없는데, 사고 버리는 것까지 자유롭다니 솔직히 나는 페이퍼팝 없이는 어떻게 인테리어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 망하고 오래오래 대대손손 영업해 주세요...
내가 정말정말 사랑하는 가구 브랜드인 '페이퍼팝' 에서 수납장 주문을 했다. 원래는 책장 용도로 나온 거라, 수납장으로만 쓸 거라면 오히려 안정적이다.
페이퍼팝은 한창 종이모형 만들기에 빠져 있었을 당시에 알게되었던 브랜드이다. 자취러들에게 빛이 되어 줄 종이가구 브랜드인데, 가구들이 꽤 견고한 편이고, 소재들이 버리기 쉽고 환경에 크게 영향 안 미치는 그런 소재들이라 임시 거처에서 막 쓰다가 이사하면서 버리기 딱 좋다. 나도 그렇게 1년 살았고.
이번에는 대충 한두 달 쓰다 버릴 요량으로 산 게 아니라, 오래 계속해서 쓸 가구를 주문한 거라 페인트칠도 한번 해 보려고 한다.
페인팅할 가구는 Room 1의 벙커침대 안쪽 실장, 벙커침대 바깥쪽을 보고있는 책장 2개, Room 2의 종이책상 두 개, 그리고 빨래바구니로 쓰고 있는 서서책상 한 개.
이런 구성으로 네 개의 페인트를 주문했다. 이 페인트는 피크 페인트라고 해서, 가격은 좀 나가긴 하지만 정말 잘 발리고, 문 닫고 발라도 상관없고, 실수했을 때 뜯어내기 쉽고, 젯소칠이나 마무리 작업을 해 줄 필요가 없어서 초보자가 쓰기 괜찮은 페인트이다. 물론 이번엔 종이가구에 채색을 하는 것이기에, 실수해도 뜯어지진 않는다.
롤러랑 롤러대, 페인트를 부을 수 있는 플라스틱 트레이 네 개도 같이 주문했다. 피크 페인트를 이용한 페인팅이야 이미 대구에 있을 때 한 번 해 보았기 때문에, 자신있게 시작했다.
예전에는 가구에 보양작업 후 그냥 페인트를 발라버렸지만, 이번에는 조립 전의 파츠들에 채색을 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번거로웠다. 앞뒷면에 꼼꼼히 페인트를 두 번씩 칠해 주었다. 세 번이 아닌 이유는.. 뭐 종이기도 하고, 내가 힘들어서도 있고, 페인트의 양이 충분하지 않아서도 있었다.
일단 한 개 끝내고 조립을 해 본 사진. 맨 윗단은 사실 빼먹고 페인트칠을 못 한 부분인데, 위에다가 빔프로젝터 같은 걸 올릴 것 같기도 하고, 전부 하얀색인 것보다는 윗부분만 크라프트색인 게 더 예쁜 것 같아서 이 상태로 고정.
정말 오래 걸렸다. 오전 내내 책장 두 개를 페인팅하고 조립하는 데 썼다. 게임에서는 페인트 통 한 번만 클릭하면 아이템 색이 바뀌던데, 현실은 왜 이렇게 가혹한 걸까. 그래도 예쁘게 완성되어서 기분이 좋다. 피크 페인트엔 여러 가지 화이트 색상이 있는데, 그 중 파인 화이트를 골랐더니 방 안 다른 가구들의 화이트와 톤이 잘 맞는다. 실장 정리의 메인 아이템인 아이카사 수납박스도, 44 종이책장에 딱 들어간다. 칼각.
오후에는 나머지 책장들을 칠해볼 것이다. 시간과 페인트가 남는다면 책상도 다 뜯어내고 칠해야 한다.
드디어 8시간 숙면에 성공했다. 그만큼 피곤했다는 걸 수도 있고 그만큼 조금이나마 회복을 하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어제는 앵글을 조립하고 방을 1차로 정리했다. 생각보다 물건을 둘 곳이 없었다. 그리고 전선줄이 너무 복잡하게 엉켜있었다.
하지만 수납가구를 더 들일 예정이기 때문에 괜찮다! 종이책장을 벙커침대 아래 양 옆으로 문처럼 두고 거기에 또 잡다한 것들을 정리할 거니까. 정리하다 보니 페이퍼팝 책장과 페인트가 전부 왔길래, 오늘 작업하려고 한다.
생각해 보니 올해 초에 조금 해리증상 비슷하게 왔던 게 있었는데, 스스로에게서 동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게 완전히 없어졌다. 애써 그 때의 기분을 떠올리려고 해도 딱히 기억이 안 난다.
그동안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매일 몸을 움직이고 식단도 조절하니 훨씬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이 든다. 감정의 주기가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기 전까지 계속 대비해야겠다.
대구에서 다니던 검도관에 가서 호구를 챙겨 왔다. 그 앞 한 시간 정도는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산책을 했다. 11시에 출발해서 17시경에 도착했으니 6시간 정도의 여정이었다.
사실 거기서 느꼈던 일련의 감정들에 대해서, 이렇게 공개된 곳에 적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한 줄 적자면, 후련하다.
이제 이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고 호구도 챙겨왔으니 대전에서 등록할 도장을 정해야 한다. 우선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려고 한다.
오랜만에 일만 보를 채웠다. 아침에 평소대로 산책을 했고, 오후에 열심히 돌아다녔던 게 큰 역할을 했다. 게다가 저녁에 일찍 돌아온 덕분에 계획대로 귀리곤약밥에 닭가슴살로 식사를 했다.
식단 조절을 이틀 째 하고 있는데, 어플이 도와주니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무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식사를 했는데 하루 권장량 목표만큼만 섭취했다.
수분도 그렇다. 이사 오자마자 정수기가 설치되지 않아서 계속 콜라를 마셨어야 했기에, 물이 고픈 상태였다. 카페인 없는 꽃차를 이제야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을 마시니 확실히 포만감이 생기고, 단 것이 땡기지 않았다.
꾸준히 할 수 있었음 좋겠다. 치팅데이를 일단 정해놓긴 했는데, 집에 엄마가 사둔 특식이 너무 많아서 그렇고 집에서 먹을 거 다 먹은 다음에는 치팅데이를 제거할 것이다. 보통은 한 끼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아서 치팅데이를 둬도 상관없는데, 내 경우는 잘못 먹으면 속 아프고 졸리고 다음 날 고생한다.
이틀차. 아무런 제약 없이 마구마구 써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생각나는 대로 쓰고 있다. 어제 실파먹기 가방을 하나 더 완성했고, 진짜 오랜만에 식단을 시작해서 새로운 어플을 깔았다.
원래 Yagio라고 하는 라떼 어플을 깔려고 했는데, 그 사이 대세가 바뀌었는지 지금은 인아웃이라는 어플이 1위를 하고 있었다. 귀여워 보여서 바로 깔아 보았다. 장점은 일단 귀엽다는 것. 그저 그런 점은 기존 비슷한 어플들과 기능상 별 차이가 없다는 것, 단점은 앱을 종료하고 다시 켤 때마다 로그인이 아예 풀려 버리는 것. 위젯 눌러서 들어가려고 해도 얄짤없다.
...카톡 로그인하면 카톡 친구가 우수수 들어올 것 같아서 애플로 로그인했는데, 그게 문제였던 것일까.
이런 식으로 살 수 있게 된 이유는, 요즘 무기력이 조금 사라졌고, 자기 통제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게 되니 힘든 집정리도 할 수 있었고, 강의도 듣고 식단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한 번 하는 건 그냥 일시적인 순간적 현상일 뿐이다. 오랫동안 해야지.
어제는 좀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다. 엄마가 분명 오늘 쉰다고 해놓고서 정리를 한다고 나를 부른 것이다. 나도 MBTI 끝자리가 P이지만, (보통 한다고 하고 안 하는 P이지만) 안 한다고 해놓고 실행하는 P가 있는 줄 이제야 깨달았다. 엄마는 J인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강박 같은 게 존재하는 듯.
본래 테라피북을 책장에서 찾은 김에 테라피북을 열심히 써보려고 했다. 그렇지만 나한테 테라피북은 딱 한 가지 이유로 맞지 않다. 나는 감정을 펜으로 적는 것을 굉장히 못 하는 편이다. 그 때의 감정이 다시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신 키보드를 사용해서 타이핑을 하면 그런 것들에서는 조금 해방되는 편이다. 의사들이 추천하는 감정을 논리정연하게 서술하는 데는, 이쪽이 더 맞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모닝 페이지를 블로그에 쓰려고 한다. 이건 간단한 일기와 감정 설명이 될 것이다. 정해진 분량은 없다. 아마 멘탈이 많이 나가면 으ㅏㅏㅏㅏㅏㅏㅏ
이런것만 쓰고 올리겠지.
요즘엔 상당히 감정이 안정적이게 되었다. 이사와서 지내 보니 훨씬 좋다. 생각보다 엄마랑 안 부딪힌다. 상대가 필요할 때만 서로 부른다. 그리고 내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게 된 것, 무기력으로부터 조금이나마 해방된 것이 느껴진다. 그 증거로 어제는 거실 짐 정리를 전부 해치웠고(수납 가구가 아직 안 왔기 때문에 내 방 짐은 아직 덜 치웠지만), 간식을 요맘때 콘 하나밖에 안 먹었다.
이사 일정은 짐 정리 쪽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고, 새로 가구가 들어오기 전까지 나는 일단 기존 루틴을 지키며 일상을 살아가려고 한다. 물론 내일은 또 대구 내려가야 해서 못 하고, 모레는 또 짐 정리를 해야 한다(...) 페인트가 오면 하루 종일 페인트를 칠해야 한다.
요새 날씨가 정말 추워졌다. 그제까지만 해도 에어컨을 틀고 살았는데, 어제는 둘둘 싸매고 산책을 나갔다. 한국에서 니트를 입을 수 있는 날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역시 인형옷을 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