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보니 내가 죽어있었다
집에 와보니 내가 죽어있었다. A가 결국에는 내 몸으로 사고를 친 모양이다. 나는 허겁지겁 영혼 보관소에 전화를 걸어 A를 찾았다. “A! 어떻게 나를 죽일 수가 있어!” “하지만 내 몸에서는 죽을 수 없었는걸!” 수화기 너머에서 뻔뻔하게 나서는 A가 한심했다. 후. 사람들은 나를 모두 A라고 생각하겠지. 그야 내가 지금 A의 몸 안에 있으니까. 불멸불사의 몸, 자가재생의 몸, 그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는 몸에 말이다. “그래서 영혼 보관소는 편해? 죽어서 쉬니까 그렇게 좋아?” “응, 너무 좋아. 너도 얼른 죽어서 쉬자. 부활 순번 아직 많이 남았어.” 머릿속이 끓어오르는 나머지 킬킬대는 A를 두고 전화를 홧김에 끊어버렸다. 젠장. 어떻게든 A와 내 영혼을 다시 원래대로 바꿔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반복될 테니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2025.04.23
// 끄적끄적 by 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