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리고 타세요
꾸미기 전에 버려야 한다. 왜냐면 지하철도 먼저 나가고 나서 타야 하고 엘리베이터도 먼저 나가고 나서 타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비록 버스는 문이 열리자마자 타면 되지만, 그건 문이 두 개라서 그렇고 집은 보통 현관문이 하나이기 때문에 먼저 내보낼 걸 내보내고 나서 태워야 한다.
우리는 엄청나게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있다.
34평 집에 살다가 이사를 계속하다 보니 23평 집에 엄마와 둘이 살게 되었고, 그 사이에 짐들을 버리지 못하고 꽁꽁 싸두고 있었다. 그래서 박스가 무지 많았는데, 포장이사를 했음에도 많은 박스들의 산이 처음에는 엄청 높아 보였다.
9월 2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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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막 마쳤을 때 모습. 박스가 방에 가득... 짐이 한가득.
금요일은 이것만으로도 기진맥진해서, 짐 정리도 거의 못하고 사진도 많이 남기지 못했다. 사실 지금까지도 사진이 몇 장 없긴 하다.
최상층이라 뷰는 좋다. 하늘이 잘 보인다는 것 자체로 모든 우울감이 날아가는 그런 곳. 그래도 혹시 모른다. 장마 때는 두 배로 우울할지도...
9월 2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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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장을 정리했다. 첫번째 사진만 해도 박스가 책장 앞까지 쌓여 있었다. 정리하기 전에는 계속 이 상태였다.
9월 29일 (일)
컴퓨터를 조립했다. 그것말고는 한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그것만으로도 꽤 기진맥진. 내가 조립을 한 것도 아닌데, 앞선 이틀 동안 너무 고생했던데다 생리통+두통+근육통이 하루에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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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에서 컴퓨터 사용 환경을 구축해야 해서, 새로운 키보드도 구매하게 되었다.
9월 3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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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형 에어컨이랑 정수기를 설치하고, 침실 겸 사무실을 본격적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아직은 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10월 1일 (화)
실장 정리를 대대적으로 했다. 하루종일 실을 감고 아이카사 수납박스에 정리. 정리하기 전과 후가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같아서 사진을 찍진 않았고.
10월 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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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m 1 – 어딘가 색이 많이 빠진 것 같은 데스크테리어(하지만 깔끔함).
책상은 모니터암을 달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아이패드는 보조모니터로 사용하고 있는데 기존 거치대를 모니터 높이까지 올릴 수 없었다. 냅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자기 필통을 받쳐주니, 딱 적당한 높이로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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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사 빠진 홈공방. 이것도 Room 1.
아이카사 박스 16개를 무지성으로 쌓아올렸는데, 이건 나중에 수납장이 오면 정리해야 한다.
국민 뜨개의자 밀란소파를 두고, 소파 옆의 테이블에는 와인더와 물레를 장착했다.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이 날 집에 있던 모든 안 쓰는 물건들, 장식들을 전부 버렸다.
그래서 점점 이런 갬성거실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 정리를 하는 중이고, 종이 같은 경우는 목요일 오후-금요일 아침만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뒤에 좀 쌓여있다. 책장 위도 아직 정리를 다 못 했고, 일부 Room 1, Room 2에 들어와야 하는 굿즈들도 거실에 남아있기 때문에 사알짝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