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초입 주말 일기
9월 초가 가을 초인 게 보통이던가? 요즘 하도 날씨가 이상해서 시기에 조금 의심이 들지만 어쨌든 날씨가 그러니까요. 원래 맞을지도?
어쨌든 요새 사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스트레스성이지만요. 그럴 때가 있는 거잖아요. 한동안 그런 상태였어요. 다행히 지금은 괜찮아요. 콘서타 증량 받았거든요. 이걸로 이렇게 좋아질 줄 몰랐는데.
여튼 그래서 오늘을 어떻게 지냈는지 회고해보려고 해요. 그래야만 뚝 떨어진 자기효용감이 좀 돌아올 것 같아요.
오늘은 조금 늦게 일어났어요. 10시쯤 깼다가 도무지 기력이 없어서(약을 먹기 전이었으니까요) 아침약 먹고 도로 잠들었어요. 그랬더니 겨우 정신이 들더라고요.
일어나서는 곧장 샤워를 했어요. 한동안 도무지 뭘 할 기운이 없어서 샤워도 못 했거든요. 저는 자기관리가 안 되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망가지는 게 신체 위생이에요. 샤워를 하고, 빨래 돌려놓고, 앉아서 강의를 들으려고 했는데 아직 정신적으로 회복이 덜 됐는지 집중이 도무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커피 마시면서 할 일 정리를 했어요. 겸사겸사 여고추리반 3도 보고요. 거의 다 봤어요.
할 일을 정리해보니 제가 미뤄둔 일이 참 많더라고요. 도무지 오늘 안에 다 해낼 수 없는 양이라 오늘의 목표를 정하고, 하나하나 실행했어요. 제일 먼저 한 건 책상 위에 널부러진 인형 물건 정리와 키보드 청소. 공부도 하기 싫고 앉은 자리에서 바로 할 수 있어서요.
물건 정리야 서랍에 던져넣으면 그만이니까 금방 끝냈고, 키보드 청소하는데 와... 먼지가 엄청났어요. 알고는 있었는데 정말 심했어요. 근데 하다보니 새 스위치 주문했으니까 그때 같이 하면 되는 거 아냐? 싶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키보드를 탈탈 털고, 빨래가 다 돼서 빨래 널고, 부엌에 있던 탁자를 빈 방으로 옮기자고 하길래 옮겼어요. 이건 금방이었지만 힘이 꽤 들었으니까.
이렇게 활동하고 나니 겨우 강의에 집중할 정신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강의 하나 듣고 저녁 먹으러 갔습니다. 버스 세 정거장 거리라 집에 오는 길에는 산책을 했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 다시 강의를 들었어요. 요즘 듣는 순서상 교양만 연속 두 번이라 정신적인 부담이 없어서 쉽게 들었습니다. 철학의 이해 듣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저는 맹자님 제자가 될래요.
그러고 나니까 저녁 9시가 됐고, 저는 10시쯤 되면 자겠다고 마음을 먹고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다들 좋은 주말 되셨나요? 다음 주도 힘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