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어린 용

바람의기억

옆집의 영희씨 표지

두락님이 일년은 더 전에 빌려준 것 같다. 날이 추울 때 빌렸는지 더울 때 빌렸는지조차 생각이 안 난다. 이걸 이제사 읽었다.

좋은 책이어서 짧게나마 감상을 남겨두기로 한다.

  1. 왜 사람들은 우주를 항해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꿈꿀까?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옆집의 영희씨> 2부 카두케우스 이야기가 매력적인 건 분명하다. 따뜻하고,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다.

  2. 켄 리우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의 신체에서 벗어나는 단편이 있었다. (도약) 내 취향은 켄 리우의 방식이지만 이것도 무척 인상적이고 좋았다.

  3. 뻔한 소재를 찌르르하게 쓴 책이다. 정소연이라는 이름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일단 책을 살 예정이니까.

  4. 레즈비언이 정말 많이 나온다. 이건 한동안 유행한 퀴어 문학 열풍 때문일까 정소연 작가의 마음이 이끈 결과일까? 작가가 레즈비언일 거란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히 유행에 올라탄 것인지 이유가 있는지가 궁금한 거다.

  5. 작가의 말이 좋았다. 위로하기 위해서 책을 쓴다는 말이 특히 좋았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들이 따뜻하구나 싶었다. 아주 작은 이야기들을 아주 느리게 쓰는 작가라는 말도 좋았다. 내가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그 말에 위로를 받았다.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책을 가질 수 있게 되겠지.

나는 한국 SF 문단에 불만이 많은 사람인데 역시 그래도 풀이 있으면 좋은 작가가 따라오는가보다. 조금 부럽기도 하고, 나도 써보고 싶기도 하고 그렇다. 판타지와 SF는 이웃사촌이니까.

#바람의기억

단편소설집 옆집의 영희씨 표지

친구가 작년쯤인가 빌려준 책이다. 이걸 받아온 게 겨울이었던 거 같은디 거의 일년이 되어가나...

아직 감상을 쓰기엔 이르지만 앞의 두 편을 읽은 느낌은 아주 괜찮아서 일단 시작일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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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많다. 자꾸 표현을 창의적으로 한다는 소리를 듣는데 정말 내가 표현을 창의적으로 한 건지 IT업계의 은어들을 다 알아두라는 건지 분간이 안 간다. build 중을 building이라고 하면 어색하다는 수준의 이야기를 내가 어떻게 알아?

덕분에 한달 가까이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다. 단순한 건망증보다는 ADHD 증상에 가까워보여서 의사에게 말해보려고 한다. 콘서타 늘려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업무에도 이상이 와서 좀 절실한 상태긴 한 듯. 돌아서면 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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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가 너무너무 싫다. 그래도 조금씩 하긴 해야지. 벌써부터 권장 진도율보다 밀린 거 보니 끔찍하다. 이번엔 진짜 반 이상 듣고 가고 싶어... 대충 듣더라도 최대한 땡겨 들어야지.

그치만 회사에서 스트레스 심하게 받으니까 어떻게 방법이 없긴 하다. 퇴근하면 일단 정신이 쉬어줘야해서.


#바람의기억 #일기 #성인ADHD일기